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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불구속 기소했다. 혐의는 12개다. 두 자녀의 대학·대학원 입시 때 허위 증명서·표창장 등을 제출해 해당기관의 업무를 방해했고, 딸이 받은 장학금 600만원은 뇌물이라고 했다. 차명주식을 보유하고도 신고하지 않았으며, 보고서조작 지시, 노트북 등 증거를 숨겼다고 했다. 검찰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도 업무방해 등 8개 혐의에 대해 추가 기소했다. 조 전 장관 가족 비리의혹 수사는 강제수사 126일 만에 마무리됐다.


주한 미군기지 내 기준치 이상의 과불화 화합물 검출은 미 국방부가 작성한 보고서에서 나온 것이다. 스스로 환경오염 실태를 밝힌 만큼 왜곡이나 축소는 있을 수 없다. 미국은 미군기지 내 과불화 화합물 오염 대책을 즉시 마련해야 한다. 한국 정부도 미군기지 인근 지역의 지하수 오염실태를 정밀조사하고 주민건강 영향조사도 실시해야 한다. 이를 통해 드러나는 피해는 미국이 책임져야 할 것이다. 차제에 미군기지 오염정화 비용을 미국이 부담하는 방법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주한 미군기지라 해도 땅을 빌려주고 오염 뒤처리까지 감당해야 하는 일은 더 이상 되풀이되지 말아야 한다.


이 교사는 완산학원에서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던 지난해 1월 학교 설립자의 전횡을 경향신문에 제보했다. 전북도 교육청의 특별감사와 검찰수사로 설립자의 수십억원대 비자금 조성과 교권침해 등 사실이 밝혀졌고 설립자 김모씨는 법원에서 징역 7년에 34억원의 추징금이 선고됐다. 하지만 그는 동료 교직원들의 집단따돌림과 협박에 시달리다 학교를 그만뒀고, 새로 옮긴 학교도 1년 만에 떠나게 된 것이다.


동맹국을 현금자동인출기(ATM) 취급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례한 겁박에 한국인들의 인내가 임계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더 이상 동맹을 흔들면 소탐대실할 수 있다. 서로가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 분담금 협상에 임해 동맹의 훼손을 막아야 한다.


지역 주민들이 반발한 데에는 정부의 우왕좌왕한 정책 탓도 크다. 당초 정부는 격리시설 후보지로 천안시를 검토했으나 해당 주민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하루 만에 아산과 진천으로 장소를 변경했다. 당초 천안을 검토했으나 수용인력이 예상보다 늘어나면서 두 곳으로 분산 수용하게 됐다는 말이 나오지만 변경 이유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설명은 없었다. 지방자치단체와 협의 한번 거치지도 않았다. 외양상 주민이 반대하면 변경될 수 있다는 빌미만 제공했다. 정부의 미숙한 대응이 님비 현상을 촉발시킨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임시 생활시설이 운영되는 지역 주민들의 불안을 이해한다”면서도 “대책을 충분히 세우고 있고, 걱정하시지 않도록 정부가 빈틈없이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리 지정해 놓고 주민의 이해를 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법원 판결은 삼성으로 하여금 ‘무노조 경영’을 폐기하고 새로운 노사관계를 수립하라는 명령이다. 삼성은 더 이상 우물쭈물해서는 안된다.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노조 설립을 방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노동조합을 동등한 대화 파트너로 인정하고 노조와 상생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과거 노동조합 활동으로 해고되거나 탄압받은 노동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삼성이 진정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를 만들겠다면 해고노동자들을 명예롭게 복직시키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처럼 일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은 복지 사각이 여전히 넓고 사회안전망은 성기고 부실한 탓이 크다.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 당시 이들은 가스·전기요금을 꼬박꼬박 납부한 터라 체납 내역으로 도움이 필요한 가구를 찾는 손길이 미치지 않았다. 남에게 어려움을 말하지 못하는 ‘성실하고 소극적인 위기 가족들’은 법으로 정한 복지 테두리 밖에도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위기 가정, 위기가 예상되는 가정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인 지원과 복지 대책이 필요하다.


게임의 룰’인 선거법 개정안이 제1야당을 제외한 상태에서 마련된 게 아쉽지만, 한국당이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법안 심사나 대안 제시 없이 막무가내 반대로 일관해 왔음을 감안할 때 불가피한 선택이다. 비례대표 의석을 현행대로 유지하고 연동형 비례제 적용도 후퇴한 것은 민주당의 이해가 투영된 결과지만, 한편으로 한국당이 수용할 선을 고려한 측면도 있다. 결과적으로 상황이 여기까지 이른 데는 여야 공히 책임이 있지만, 선거법은 물론 형사사법 체계의 골간을 바꾸는 검찰개혁 법안 논의와 협상을 철저하게 팽개치고 극한투쟁으로 일관한 한국당에 더 큰 책임이 있다. 한국당은 이날도 국회 본청 앞에서 규탄대회를 이어가면서 “결사 저지”를 외쳤다.


선거제 개혁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합의안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민주당이 좀 더 대승적 견지에서 협상에 나설 필요가 있다. 내년 총선 유불리만을 따지지 말고 ‘민심 그대로’ 선거제 개혁과 사법개혁을 추진했던 초심을 벼려야 한다. 막상 선거법 처리 목전에 와서 대의와 원칙을 저버리고 한 석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한 밥그릇 싸움을 벌이는 것은 목불인견이다. 한국당이 “선거법이 누더기를 넘어 걸레가 되고 있다”고 힐난하는 것을 뒷받침할 뿐이다. 민주당은 당장 선거에서 일부 손해를 볼지라도 석패율제에 대해 애초 합의정신에 입각해 전향적인 자세로 나서야 한다. 선거제와 검찰 개혁의 물줄기를 흩트리지 않고 이어갈 책임은 집권여당에 있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문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북·미 대화를 중재해달라고 요청한 점이다.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가 중단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한·중 양국은 물론 북한에도 결코 이롭지 않다”며 중국의 중재를 공개적으로 당부했다. 북·미 대화가 교착에 빠지고 남북관계마저 얼어붙은 현시점에서 북한의 도발을 막고 북·미 대화를 이어가게 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역할이 필요하다. 이에 시 주석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한·중 입장이 일치한다면서 대화를 통한 해결 방식을 지지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최근 대북제재 완화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것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한다. 중국이 조만간 북·미 대화 중재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정부는 모든 정책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정부가 일주일에 2차례 이상 회의를 열어 경제 각 분야 영향을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 것은 경제심리 안정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세목별 대응도 중요하지만 수출·내수 활성화를 위한 종합대책도 조기에 마련할 필요가 있다. 올해 확보된 예산을 조기 집행하는 등 가능한 범위 내에서 경기 진작책을 펼쳐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일각에선 2015년 메르스사태를 거론하며 추경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예비비 2조원 등을 활용하면서 좀 더 추이를 지켜본 뒤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충돌 사건 수사가 시작한 지 8개월이 다 됐다. 검찰은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장관 임명을 강행한 날, 경찰이 수사 중인 ‘패스트트랙 충돌’ 관련 사건을 모두 송치하라고 지휘했다. 검찰이 직접 수사하겠다는 것이다. 그 후부터 ‘조 전 장관 가족 수사’를 포함해 ‘유재수 사건’ ‘울산시장 사건’ 등 뒤늦게 나선 수사는 모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유독 패스트트랙 수사만은 제자리걸음이다.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하겠다는 검찰이 살아있는 의회권력인 제1야당에 대해선 왜 이렇게 주춤거리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비록 ‘늑장 토토 수사’란 비판을 받았지만, 검찰이 ‘동물 국회’를 연출한 의원 등 관련자들을 무더기 기소한 것은 고질적인 국회폭력에 철퇴를 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당시 폭력사태를 총지휘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기소 대상에 포함시킨 판단은 평가할 만하다. 국회 선진화법 위반은 유죄가 확정되면 5~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되는 중대한 범죄다. 4월 총선 공천 과정을 앞두고 더 늦기 전에 정치권 최대의 형사사건이 일단락돼서 그나마 다행이다.


관건은 ‘어떻게’이다. 권력기관마다 개혁 목표를 분명히 하고, 법적·제도적 보완 작업은 촘촘해져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열흘 전 정 총리에게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고,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한 것도 그 맥락일 게다. 당장 오는 7월 출범하는 공수처는 정치적 외풍으로부터의 중립성과 신뢰를 높이는 게 급선무다. 공수처장 추천에 야당 몫을 두고 청와대의 수사개입 방지 조항을 뒀지만, 권력 입김을 막는 후속작업은 많아질수록 좋다. 고위공직자 수사 정보를 인계받고, 판검사와 고위경찰은 기소할 수 있는 막강한 검찰 견제기구가 ‘또 하나의 공룡’이 되는 건 막아야 할 터다. 왜 ‘정권에 매력 없는’ 공수처를 주문하는 소리가 나오는지 곱씹을 때다. 정 총리가 후속조치 계획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을 여전히 검찰로 매김했다. 직접 수사부서를 줄여 민생 수사를 늘리고 민주적 검증놀이터 통제를 높이되, ‘거악 척결’ 의지와 수사역량이 약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66년 만에 1차 수사 종결권을 다시 쥔 경찰은 자치경찰을 나눠 조직 과대화를 막고, 수사 역량을 높이는 게 시급하다. 2018년 공무원 범죄자 중 절반이 경찰이다. 낮은 인권·윤리 의식과 해이한 공직기강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광장의 촛불이 요구한 권력기관 개혁은 문 대통령 취임사에도 세 갈래로 새겨졌다. 정치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이루고, 무소불위 권력이 안되게 견제장치를 만들고, 겸손한 권력이 토토사이트 되겠다는 것이다. 시민의 눈엔 청와대나 검경 모두 뼈아프게 성찰할 지점이 뚜렷이 보인다. 권력기관 개혁은 낡은 관행을 끊임없이 혁신해야 완성된다. 그 평가 잣대는 늘 ‘국민의 권력기관’인지 여부일 뿐이다. 거듭 말하거니와 괴물과 공룡이 없어지는 권력기관 개혁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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